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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뇌/🇫🇷 왕초보의 와인즐기기

1. 왕초보의 와인 시음하기

맹진저 2023. 1. 2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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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궁금했던 와인을 공부하기 위해 <와인 파헤치기> 포스팅을 연재해 보려 한다. 동생이 프랑스에 왔을 때 이런 우스개 소리를 한 적이 있다. 내 나이만큼, 그러니까 만약에 46살이라면 4.6유로 이상, 30세라면 3유로 이상 와인만 마셔도 맛있다고. 그땐 하하 하며 웃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프랑스 마트에 전시되어 있는 수백 병의 와인을 보면... 그냥 이렇게 쉽게 고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평소에 와인에 식견이 없어도, 보통 마트에서 10유로 이상하는 와인만 사도 정말 맛있는 와인을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와인 천국인 프랑스에서 살면서 수많은 파티와 레스토랑의 경험을 통해 여러가지 와인을 마시면서 대충 내가 좋아하는 와인이 뭔지 이해하게 되었다. 하지만... 다양한 레스토랑과 상황 속에서 음식들과 페어링 할 때 아직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와인을 즐기는 방법부터 페어링까지 연재를 통해 파헤쳐 보자!

 

맛있는 식사엔 항상 적당한 와인이 함께하는 프랑스


와인의 맛에는 어떤 맛들이 들어 있을까?

Arômes : 풍미

일단 우리는 와인을 마실때 1차적으로 색을 즐기고 그다음 향을 즐긴다. 컵을 타고 올라오는 향은 와인의 두 번째 인상을 자각시킨다. 레드와인은 붉은 과일의 향을, 화이트와인은 상큼한 과일향 혹은 식물의 향을 뿜어낸다. 때때로 유니크한 오크통에서 숙성된 와인들은 캐러멜 향 혹은 바닐라 향이 더해진다!

Onctuosité et alcool : 크리미함과 알콜

레드와인은 알코올, 단맛 그리고 글리세롤 덕분에 입 안에서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입안에서의 느낌이 매끄러울수록 와인의 품질은 올라간다. 보통 레드와인은 입안에서 둥글게 굴러가는 느낌이 나고, 화이트와인은 평평하게 넓게 퍼지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종종 와인을 마시고 입안이 알코올로 화끈거리는 느낌이 난다면, 좋지 않은 와인이다. 아래서 언급할 타닌, 즉 약간 텁텁한 맛은 이 맛과는 별개이다.

Fraicheur : 산도

와인은 약간의 산미로 상쾌합을 더한다. 식사를 할 때는 산도가 높은 와인을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보통 이 산미를 표현하기 위해, 신경질 적이다, 활기차다, 신선하다, 단단하다, 솔직하다, 유연하다, 둥글다, 부드럽다, 무겁다라고 표현한다. 

Tanins : 타닌

와인을 마시고 입천장이 건조해지거나 거칠게 느껴진 적이 있는가? 그건 바로 타닌이 있기 때문이다. 약간 녹차를 너무 오래 우렸을때의 텁텁함과 비슷하다. 이 맛은 어린 포도의 껍질에서 유발되는데, 포도주가 숙성되면서 점점 이런 건조함이 상쇄된다. 타닌이 함유되는 이유에는 원재료, 즉 껍질 혹은 씨앗, 줄기 등에서 오거나, 오크통 혹은 나무와의 접촉으로 생기거나, 또는 타닌을 직접 추가한 포도주이기 때문이다.

 

*참고 : 오크통이 작은 곳에서 숙성되었을수록 더욱더 나무향을 받아 다양한 향이 가미된다! (캐러멜, 바닐라, 토스트, 버터향 등등..)


와인 오픈하기

와인 코르트를 미리 열어야 하나요?라고 물어본다면 와바와(와인 바이 와인)이다. 이 작업은 불어로 데캉타쥬(décantage)라고 한다. 디캔터라고 불리는 병에 디캔팅을 하는 행위이다.

병을 미리 열면, 유황 냄새 또는 지나치게 신 향이 날아가는데, 무엇보다도 와인에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에어레이션은 레드와인도 화이트와인처럼 부드럽게 만든다. 사실 병을 따기만 하면 별 의미가 없다. 산소가 순환하는데 적당한 입구의 크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디캔터를 사용한다. 디캔터가 없다면 와인을 잔에 따르는 것만으로도 약간의 산소가 공급된다.

 

하지만 잘 익은 와인을 디캔팅하는 것은 위험하다. 오래된 와인들은 계속해서 구조가 무너져서 주의해서 따라야 한다. 구조가 바래진 와인은 너무 약해서 잔에 따르는 것 외에, 와인의 구조를 지탱할 수 있는 힘이 없다. 그래서 정신이 혼미한 파티에서는 소중한 빈티지 와인을 잃지 말길 바란다.

그러면 어떻게 디캔팅할지 말지를 알 수 있을까?

와인의 연산을 확인하고 색과 향을 관찰하자!

병을 따고 일단 잔에 조금 따라본다. 이 테이스팅 과정을 통해 색이 약간 오렌지색으로 반사되거나 향이 짙으면 와인이 너무 오래된 것이기 때문에 디캔팅하지 않는다. 색이 짙고 냄새가 약하면 어린 와인이기 때문에 디캔팅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잘 닦이고 세제가 묻지 않은 드라이한 디캔터 혹은 물병을 준비한다. 화학반응을 통한 변질을 막기 위해, 보존되었던 온도 그대로 낸다. 그리고 병에 반만 옮긴다. 20분 정도 흐르고 맛이 좋아졌다면, 잔을 돌아가며 서빙한다. 나머지 병을 디캔팅병에 옮긴다. 

만약 향이 여전히 약하고 구조가 팽팽하면 와인이 아직 닫혔다고 표현한다. 디캔터를 흔들거나 와인을 여러 번 따라내면 그만큼 부드러워질 수 있다.

어떤 온도에서 와인을 서빙해야 할까?

디캔팅을 하면 와인을 적절한 온도로 유지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와인을 따기 전 온도 조절도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모든 와인은 2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품질이 떨어진다. 와인은 유리잔에서 손을 타며 따뜻해지기 때문에 약간 차갑게 서빙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와인냉장고, 프랑스인들은 꺄브(지하실)에 리저브 하는 것이다!


와인을 즐기는, 시음하는 방법 

1. 눈으로 즐기기 : 색

와인의 색은 시음할 때 가장 먼저 다가오는 감각일 것이다. 와인을 시음할 때 가장 좋은 잔은 INAO 유형의 테이스팅 잔인데, 아래의 잔은 실제로 파리의 와인 박람회에 갔을 때 받은 잔이다.

와인의 색은 보통 흰색 배경에서 자연광을 바탕으로 유리잔을 통과하는 색상을 관찰한다. 와인의 색은 이렇게 묘사된다.. 

 

불투명한, 흐린, 가려진, 흐릿한, 불투명한, 투명한, 깨끗한, 반짝거리는
opaque, trouble, voilé, flou, laiteux, opalescent, transparent, limpide, cristallin.

 

와인의 색상은 와인의 종류, 사용된 포도의 품종 그리고 숙성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와인의 기름(les gras)을 관찰해 보자. 이것은 와인의 눈물이라고도 하는데 와인을 마시고 주르륵 느리게 따라 흐르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주로 와인의 단맛과 알코올의 함량 때문이다. 이 눈물이 길수록 알콜 함량이 높다! 

 

아래는 와인의 색을 나타낸 차트이다. 너무 아름답다...!

출처 : bouchard aine & fils


2. 코로 즐기기 : 향

인간의 코는 10,000가지의 다양한 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코로나 걸린 내 모로코 친구는 3년이 넘게 돌아오지 않고 있지만..)  

 

이 세 가지 향을 구별하여 와인의 아름다운 풍미를 즐겨보자.

  1. 일단 잔의 1/3만 채우고 와인의 첫 번째 향을 맡아보자. 이는 와인의 기본향으로 기후와 풍토(terroir, 떼루아)를 느낄 수 있다.
  2. 그 후에 와인잔을 빙빙 돌려 두 번째 향을 맡아보자. 그러면 양조과정에서 발생한 오크통의 향 등 아로마향이 느껴지는데, 이는 효모의 특성과 발효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3. 시간이 지나고 (약 30분 후) 빈 잔에서 느껴지는 세 번째 향을 느껴보자. 풍토의 특색을 느낄 수 있다.

탱크에서 숙성된 와인은 과일향을 더 많이 유지하고 젊은 느낌을 주지만, 오크통에서 숙성된 와인은 불에 탄 오크의 향긋한 조화를 향에 담아준다. (그래서 우디 한 와인이 비싸ㄴ...) 만약 와인에서 썩은 버터, 고무, 코르크, 썩은 계란, 먼지, 유황, 비누, 매니큐어, 식초향 등이 난다면 와인에 결함이 있다는 것이다. (윽 생각하기도 싫다.)


3. 입으로 즐기기 : 미각

혀의 끝은 단맛, 옆면은 짠맛, 가장자리는 신맛, 중간은 쓴맛을 느낀다. 그래서 평소 술을 마실 때 단맛 -> 신맛과 짠맛 -> 쓴맛이 가장 나중에 느껴진다고 한다. (그래서 술을 마시면 꼭 마지막에 으-써! 를 하는가 보다.) 이런 기본 맛 외에도 신선함(산도), 열(알코올의 변형), 떫은맛(타닌), 탄산(이산화탄소), 일관성(지방)과 같은 다른 감각들이 느껴진다. 

 

와인은 총 3가지 단계로 미각을 자극한다.

  • L’attaque 공격 : 와인이 주는 첫인상이다.
  • Le milieu de bouche 입 안에서 : 감각은 입 안에서 약 10초 동안 발달하며 타닌, 점성, 균형 등을 분석할 수 있다. 감각이 결합돼서 와인의 균형과 지배적인 맛에 대한 첫 번째 의견을 얻을 수 있다.
  • La finale 마지막 : 와인을 삼킨 후에도 입안에 느낌이 계속된다. 꼬달리(caudalie)라고 불리는 입안의 감각은 초단위로 계산된다고 한다.

*꼬달리 : 와인 시음 후 입안에 향이 남아있는 시간을 측정하는 단위로써, 1 꼬달리는 1초에 해당된다.

 

와인의 신맛은 이렇게 묘사된다.

납작한, 속이 빈, 마른, 균형 잡힌, 신선한, 신경질적인, 발랄한,
시큼한, 푸르른, 신랄한, 공격적인, 산성의, 아주 산성의
plat, creux, maigre, équilibré, frais, nerveux, vif, acidulé, vert, acerbe, agressif, acide, très acide

 

와인의 단맛은 잔류당, 글리세롤 또는 알코올에서 비롯된다. 와인의 단맛은 이런 단어로 묘사된다.

균형 있는, 녹는, 온화하게 부드러운, 기름진, 미끈거리며 부드러운,  달짝지근한, 걸쭉한, 유연한,  감미로운
équilibré, fondu, souple, tendre, gras, onctueux, douceâtre, pâteux, moelleux, liquoreux

 

떫은맛은 혀 뒤쪽이 건조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와인의 쓴맛은 이렇게 묘사된다.

얇은, 마른, 속이 빈, 균형 잡힌, 부드러운, 탱탱한, 구성이 잘 된, 뻣뻣한, 단단한, 졸긴 한, 거친, 떫은, 사나운
mince, maigre, creux, équilibré, tendre, charpenté, tonique, ferme, râpeux, rêche, rugueux, âpre

이렇게 와인을 테이스팅 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왕초보가 알기엔 너무 많은 양인 것 같지만 이렇게 해야 직성이 풀리는지라.. 그렇다면 이제 어떤 와인을 고르면 좋을지 한번 알아보자!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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